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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라다크 자전거 여행 - 10.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나니... (Marhi~Khoksar)



★★ 주의 ★★★



 본 여행기에는 상당히 위험한 구간을 다소 포함하고 있습니다.

(봄에 내린 폭설만 아니면 그렇게까지 위험한 길이 아닌데...시기상 그렇게 되었습니다.)

경험과 철저한 사전 준비 없이 무모하게 따라 하시는 분 없기를 바랍니다.!

여행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여기(로탕 라)에 오르기전 꾸준히 길 상태에 대해 모니터링하였고,

3~4일은 거뜬히 외부와 단절되어 고립되어도 먹을 수 있는 비상식량을 미리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랜 동안의 수많은 자전거 여행 경험과 철저한 준비 덕에 

어쩌면 위험한 모험을 두려움 없이 그러나, 자만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의 가장 위험한 요소는

철저한 준비없는 무모한 도전일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철저한 준비 없이 무모하게 따라 하시는 분 절대 없기를 바랍니다.


































































높은 산악 지역의 날씨는 당최 종 잡을 수가 없다.

밤새 내리 던 비는 간 밤에 어느새 눈으로 변해 텐트를 흔건히 적셔 놓았다.

아고고, 이거 해 떠서 말리고 출발하려면 늘어 지겠군...




어제 내린 비로 길은 말 할 것도 없거니와

얼마 가지 않아 커다란 낙석이 길을 떡하니 막고 있다.

초반부터 쉽지가 않다.

낙석이 있다는 것은 인근 지반이 약해 언제든지 또 떨어질 수 있다.

저 커다란 낙석의 길 막음으로 

저 돌 무너기를 넘어가면 이제 정말로 고립된 무인지대로 들어 가는 것이다.

조심조심 신속하게 경사로 주시하며 자전거 어깨에 짐어지고 돌 무더기를 넘어간다.









아래 마날리에서 얻은 정보대로 로탕 라(Rohthang La, 해발 3980m) 까지는 눈을 치워서 길을 내 놓았는가 보다.

지그재그 길이 저 멀리 고개 까지 나있다.

내가 가야할 윗길이 바로 눈 앞에 보이는 대도 

지그재그 수 백미터를 갔다가 다시 돌아서 윗길에 올라서고 

또 다시 반복.... 또 반복...

한번 지그재그 길을 가로 질러 가려다...

급경사에 계속 미끄러지고, 눈 속에 계속 발 빠지고...

에고고, 아서라.

'급할수록 돌아 가라'

속담 기가 막힌다.





이번에는 눈사태가 길을 막고...




대략 쌓인 눈이 이러하다...

위급하면 굴 파서 이글루 만들어 자도 되겠군.





이번에는 물 웅덩이가 길을 막고.











길 양 옆으로 내 키를 훌쩍 넘는 눈 바리케이드로 가려져 주변 풍경을 볼 수 없다.

마치 미로정원 한 가운데 있는 것 같은 

그저 앞 만 바라보고 꾸역 꾸역 오른다.

말 그대로 개미새끼 하나 없다. 

오로지 나 혼자... 





드디어,

로탕 라(Rohthang La, 해발 3980m) 도착

현재시각 11시 5분

아침 8시 좀 안되서 출발했는데..

10여키로를 3시간 넘게 걸렸다.





로탕 라를 지나자 마자.

지형상 북동쪽이라 눈도 잘 녹지 않고

길 정비가 안되어 있다.





어제 오늘 힘들게 밀고, 끌고, 메고 올라 왔는데

내리막인데도 또 끌바다.





그나마,

그 마저도 이렇게 완전히 길이 막혔다.

반대편에서 눈 치우 던 포크레인은

눈 치우다가 또 폭설이 내려 오도가도 못하고 저렇게 주인 없이 버려져 있다.





자!

이제 부터 그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내 스스로  만들며 앞으로 나아 가야한다.

먼저, 스마트폰의 GPS로 정확한 나의 위치 파악.

음...그냥 하얀 백지 위에 점 하나이다.

그리고, 푹푹 빠지는 왼쪽의 눈 바리케이드를 넘어

내가 내려가야 할 길을 짐작해 본다.


아,

까마득하다...

저 하얀 설산 아래가 지그재그 내려가는 길인데.

눈이 하나도 아 치워져 아예 길이 없다.

눈 덥힌 산 비탈을 내려가면 되는데...

문제는 

저 눈 아래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지?

혹 푹 꺼지는 크레바스(?)는 없을지!


그때....






















저기 하얀 눈 위에 줄지어 움직이는 것 들은 뭐지

세상에...

하아...

맙소사...


사람들이다.

도대체 어디서들 넘어 오시는 건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졌는지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으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나니"

하늘이 날 돕는 구나...

고맙습니다.


일단 그들과 함께 한다.







마치 피난민 처럼 가난아기를 업은 엄마, 할머니,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줄지어 내려 가고 있다.





저기, 까마득한 곳에서 부터 길 아닌 눈 위를 미끄러져 

솔찬히 내려왔을 때 쯤


어느새,

하늘은 또 다시 

무엇에 심통이 났는지

잔뜩 비와 눈이 섞인 눈 보라를 뿌린다.





그리고, 마침내

진짜 길을 만나다.

하지만, 심해도 너무 심하다.

머드가드를 했지만 다 소용없다. 

진흙과 눈이 뒤 섞여 곳곳이 암초다..

무릎 넘어 허벅지까지 푹푹 빠진다.







결국,

흙탕물에 제대로 곤두박질.

순간 넘어 지면서 신발이며 옷이며 완전 엉망...

나의 여행이 더욱 흥미진진하게 된 결정적 한방의 순간이다.





저 멀리 눈으로 덮혀 희미하지만 난 길이

쿤줌 라(Kunzum La, 해발 4590m)를 넘어 쟌스카 밸리( Zanskar Valley) 카자(Kaza)로 가는 길.




눈과 빗발이 더욱 거세져서

체온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옷을 갈아 입어야 할텐데...

어디 잠시라도 눈비 피할데가 없다.

그냥 추위에 덜덜 떨면서 콕사르(Khoksar)의 검문소에서 조차 멈추지 않고 그냥 지나쳐 버렸다.





얼음장 같은 물로 흙탕물로 완전히 적은 신발과 옷을 빨고 나니

아무런 기운이 없다.





그래도,

홈 스테이라

차도 주시고, 밥도 주시고...

고맙습니다.





밖은 아직도 눈비가 내린다.

그러기에 

이 안은 이렇게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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