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12일 부처님 오신날. 어제 밤 카자(Kaza)에서 개들의 대규모 집회라도 있었는지밤새 개 짖는 소리에 한 숨 못 잔체 새벽을 맞이했다.다들 떠돌이 개들이라 어디에 항의나 하소연할 때도 없다.뭐, 항의나 하소연한들 달라 질것 도 없지만서도...개를 엄청 좋아하지만, 어제 밤은 정말 모든 개들을 사그리 블랙홀에 쳐 넣고 싶었다. 해발 3600m 넘는지라 그렇지 않아도 산소부족으로 힘든데, 잠까지 설치니 판단도 흐릿하고 아... 정신이 매롱하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날,라다크에서 열에 아홉은 티벳불교(라마교)이다.그래서, 여기서도 부처님 오신날은 특별하다.홈스테이 주인아저씨가 오늘 근처 단카르(Dankhar) 곰파에서 행사가 있으니 함께 가보잔다. 단카르(Dankhar) 곰파는 어제 지나 온 ..
오늘도 역시나 새벽에 잠을 깼다.창문으로 아침 햇살 가득 들어오는 분위기 좋은 쾌적한 잠자리이였다면 이불 속에서 좀 더 밍기적거리고 게으름 피워 볼만도 하지만.어두컴컴한 이 방에서 어여 나가고 싶다.컵스프 한 잔 가볍게 타 마시고 어제 라이딩 끝내고 입고 잔 옷 그대로 쿨하게 길을 나선다.숨도(Sumdo)가 군사 요충지 마을이라 좀 삭막하기도 하려니와 시간도 이른지라,어디 따뜻한 짜이 한 잔 편하게 먹을 곳이 없다.아무래도 가다가 아침을 해결해야 할 것 같다. 타보(Tabo)에서 이르서야 아침 10:00, 뭐 주문의 선택 여지는 없다. 짜이 한잔, 브란타, 탈리, 따스한 햇빛 60루피 어제 인생 처음으로 겪은 완전탈진으로 그렇게 고생한 탓에 오늘은 전혀 움직이지도 못할 줄 알았는데.참으로 경이로운 우리 ..
한 고개를 넘고 나니 두 번째 고개 오르는 길이 저 멀리 마치 거미줄처럼 산 등성이에 걸쳐 있다. 자전거에 올라타다가 걷다가 꾸역꾸역 오르다 보니 어느새 두 번째 고개에 다다른다. 자전거로 오르는 고개길만 그렇겠나... 인생도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다시금 격언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제대로 한 끼 든든히 못 먹었더니 다리에 힘도 안 들어가고 계속 허기진다. 몸에서 에너지가 쭉쭉 빠져 나가는 느낌이다. 나코(Nako)까지는 식당도 없다. 누룽지와 국수스프를 컵에 넣고 아까 남겨둔 온수를 부어 아쉬운 데로 허기를 일단 달랜다. 얼마나 갈지... 그나저나 많이 올라오긴 했나 보다. 저 아래 깊은 계곡에서 출발할 때는 설산을 고개 높이 들어 올려다봐야 했는데...
전 날 해질무렵 가까스로 Pooh에 도착했으나, 하루 묵어 갈 숙소는 죄다 3km가 넘는 빡센 오르막 언덕 위에 있다. 집 떠나고 3일간 하루도 쉬지 않고 비행기 타고, 기차 타고, 버스 타고 레콩피오( Reckong Peo)까지 온데다, 하루 종일 무더위 속을 달린지라 기운이 다 빠져나가 걷기도 힘든데 도저히 3Km는 고사하고 단 1km도 못 올라가겠다. 텐트 칠 만 한 곳 없나 아무리 둘러 봐도 낭떠러지 절벽 뿐, 마땅치 않다. 지쳐서 터벅터벅 자전거 끌며 타며 가면서 마당이나 넓은 지붕 있는 집이 보이면, 하루 밤 야영이나 재워 줄 수 없는지 물어 보는데... 말도 잘 안 통하는 이 낯선 곳에서 과객질이 어디 쉽겠나! 첫 날 부터 야간 라이딩하게 생겼..
시차 적응이 아직 덜 된 것도 있고, 본격적인 자전거 여행의 시작이라는 설레임도 있고, 너무나 낯선 잠자리 탓도 있을테고, 좀 이른 시간에 눈을 떳다. 자전거 박스를 개봉 녀석을 하나 하나 조립한다. 천만 다행으로 3일간의 험난한 여정에도 불구하고 망가지거나 없어진 부속하나 없다. 자전거를 다 조립하여 잠시 시험주행 하는데, 몸도 마음도 가볍다. 그냥 바로 떠나고 싶다. 숙소 옆 가까운 다바(Dhaba-작은 식당)에서 브란타(얇은 빵), 짜이, 탈(요구르트)로 간단히 밤새 허기진 배를 채운다. 퍼밋 발금 대행여행사 직원과 약속한 시간은 10시,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침대에 누워 게으른 햇빛 바라기. 짐 다 꾸리고 어제 약속한 시간에 맞추어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