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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나 새벽에 잠을 깼다.

창문으로 아침 햇살 가득 들어오는 

분위기 좋은 쾌적한 잠자리이였다면 

이불 속에서 좀 더 밍기적거리고 게으름 피워 볼만도 하지만.

어두컴컴한 이 방에서 어여 나가고 싶다.

컵스프 한 잔 가볍게 타 마시고 어제 라이딩 끝내고 입고 잔 옷 그대로 쿨하게 길을 나선다.

숨도(Sumdo)가 군사 요충지 마을이라 좀 삭막하기도 하려니와 시간도 이른지라,

어디 따뜻한 짜이 한 잔 편하게 먹을 곳이 없다.

아무래도 가다가 아침을 해결해야 할 것 같다.




















타보(Tabo)에서 이르서야 아침 10:00, 

뭐 주문의 선택 여지는 없다. 

짜이 한잔, 브란타, 탈리, 따스한 햇빛 60루피





어제 인생 처음으로 겪은 완전탈진으로 그렇게 고생한 탓에 

오늘은 전혀 움직이지도 못할 줄 알았는데.

참으로 경이로운 우리 몸의 회복력이여!

어제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페달질이 경쾌하다.


어제의 완전탈진은 자전거 여행의 아주 아주 기본적인 원칙을 어겼기 때문이다.

자전거 여행의 기본원칙


 목마르기 전에 목축이기

 배고프기 전에 배채우기

 쓰러지기 전에 쉬어가기


위 세가지 중에 한가지만 어겨도 문제가 생기는데... 아주 기본적인 위 세가지를 깡그리 다 무시하고 어겼으니 어찌 괜찮을 수 있었겠는가.

그것도 고산지대에서.











좋다.

참으로 좋다.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좋다.





웅대하고 아름다운 자연 앞에서 그 어떤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그저 사족이고 잡소리이지...











점심 1:30 고기 뚝바 100루피

타보(Tabo)에서 아침 이후, 점심 먹을 식당하나 제대로 없다.

이러다 어제처럼 또 탈진하는 거 아닌지...

이제 음식 가릴 처지가 아니다.

비도 잠시 피할 겸, 아주 허름한 식당에서 큰 기대 없이 주문한 뚝바...

오~~~호, 처음으로 인도에서 내 입맛에 맞는 요리를 찾아냈다.

간만에 개운한 국물에 단백질도 좀 섭취하고나니 살겠다. 

역시 잘 먹어야 한다.








이제 카자(Kaza)도 얼마 안 남았다.

오늘은 다행히 해 지기 전에

온 기력을 다 쏟아내기 전에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자전거의 오프라인 지도 앱인 맵스미(MapsMe)는 앞 쪽의 카자(Kaza)로 곧장 가는 평평한 길 나두고,

자꾸만 저 멀리 고개를 넘어 삥삥 돌아서 가라 한다.

뭐, 엉뚱한 길은 아니고 단카르(Dankhar)를 거쳐 가는 길이기는 하지만

분명 이 앱 개발자는 다른 이의 고통을 통해 기쁨을 느끼는 샤덴프로이데 증후군이리라!

하지만 나라도 단카르(Dankhar)를 거쳐 가는 길을 꼬옥 추천한다.ㅎㅎㅎ











































< 카자 (Kaza) >


카자 (Kaza)가 저 앞에 보인다.

여유롭게 도착할 줄 알았는데,

역시나 오늘도 그냥 순조롭게 안 넘어간다.

막판에 맞바람이 어찌나 거센지, 평지인데도 평속 6km/h가 안 나온다.

결국 오늘도 내 에너지게이지의 95%까지 다 쓰고나서야 카자(Kaza)에 도착했다.




< 카자 (Kaza)의 야영지 앞 풍경 >


레콩피오(Reckong Peo) 이후 가장 큰 마을이자 스피티밸리의 북쪽 관문답게,

카자 (Kaza)에 도착하니

도시 다운 모습을 제법 갖추고 있다. 숙소, 식당, 까페, 슈퍼마켓(?), 병원, 거의 없는게 없는 것 같다.

여기 저기 가게에 얼쩡거리며

간만에 달콤한 쥬스와 과자 ( 세상에 롯데 초코파이가 다 있다. 징한 녀석들... )로 그 동안 급격히 떨어진 당 수치 좀 올려주고

과일로 부족했던 비타민도 보충해주고,

해발 3600m이 넘는지라 샤워는 좀 조심스럽지만...그래도 간만에 하고나니 이렇게 개운할 수가...





마당에 텐트치고 저녁은 식구들과 함께 하는 특별한 홈스테이...

뚝바를 먹고 싶다고 했는데...흐흐

저녁은 모모다. 주는데로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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