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고행 끝에 낙이라고.
힘든 여행 끝에 닿은 마날리는 진정 떠나기 싫은 곳이었다.
출국 전에 이틀정도 여유가 있는데...
마날리에서 휴양하다 바로 출국할 것인가?
아니면 바라나시나 다른 인도의 유명한 관광도시를 한 번 들렸다 갈까?

 언제 다시 인도를 올지 모르는데...
인도하면 맨 먼저 연상되는 타지마할 정도는 보고 가야하지 않을까?
먼저 델리 가는 버스표 부터 빨리 예약해야 한다.
다행히 마날리가 배낭여행자의 거리라 표 예매해주는 에이전시가 많이 있기는 한데...
수수료도 만만치 않고 원하는 날짜의 원하는 티켓 구하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표 값도 그때 그때 천차만별...
인도는 무엇이든 기다림과 너그러움이 필요하다. 
인도는 빨리빨리에 익숙한 우리에게 적응하기 참 힘든 여행지다.

 그래도, 인도가 나름 IT강국이라
여행 관련 앱은 제법 쓸만하다. 
버스표 예약하는 앱도 깔아 주고.
어렵게 어렵게 인도철도 회원가입하고. 결제로 애 좀 먹고
우버도 깔아주고...
그저 앱 속의 인도는 현실의 인도와는 너무나 다른 딴 세상이다.

 자, 또 다시 혼돈의 도시 델리로
자전거 여행자가 배낭여행자로의 바뀌면
무엇보다 힘든게 자전거의 존재이다.
나를 어디든 원하는 곳에 데려다 주던 자전거는
이제 거추장스러운 그저 무거운 짐이다.
버스 같은 대중교통 이용할 때는 특히나 신경써야 할게 많다.
그렇지 않아도 고난의 연속이었던 이번 여행을 더욱 스펙타클하게 만든 저번 킬롱 가는 버스에서의 자전거 파손처럼
포장 제대로 안하면 부서질 수도 있다.
심지어 인도에서는 자전거는 짐칸에 싣어도 사람티켓 요금의 반값 정도의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마날리의 장거리 버스 터미널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말그대로 강변가에 있다.
별다른 플랫폼도 없이 버스들이 빼곡히 정차해 있는 가운데, 내가 타야할 버스를 내가 찾아야 한다.
자전거를 버스에 싣기 위해 포장해야 하기 때문에 난 한 시간 일찍 미리 터미널에 도착한다.
이제는 별로 신경도 안쓰이지만, 구경꾼들에게 뺑 둘러싸여 자전거를 마지막으로 분해 포장한다.
수고했다. 자전거야.

2019년 6월6일 19:00 드디어 
마날리~델리행 밤버스 탑승
차는 비포장 도로를 달리느라 덜컹덜컹
치통과 더부룩한 속 때문에 비몽사몽 
한 밤 중을 달리던 버스는 새벽 1시에야 중간휴식지...
이제는 모든게 귀찮다. 그냥 소변만 간단히 보고 아담한 사이즈의 사이다 한 병으로 속을 달래고, 다시 눈을 감는다.
그저 별 탈 없이 아침에 날 델리에 데려다만 주오...

 8시도착예상이던 버스는 
3시간 넘게 연착해주시고, 내가 늦거나 말거나 버스는 느릿느릿
델리에 가까워지자 도로는 더욱 꽉 막히고...
휴우~~아침에 출발하는 아그라행 기차표 예약했으면 내내 마음 조리며 어쩔 뻔 했을고...
다시금 내가 인도에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준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델리의 후끈한 열기가 반겨 준다.
다행히 버스 안에서 미리 예약한 우버는 제 시간에 바로 앞에 도착해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안전벨트 메란다. 안전벨트 메라는 말은 인도에서 처음으로 듣는다. 
인도 여행할 일 있으면 우버 추천하고 싶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너무 편리한 시스템이다.

이번 여행의 시작과 끝인  파하르간지
다시 오고 싶지 않은 이 혼잡한 곳을 다시 찾은 이유는
무거운 자전거를 가지고 아그라를 갈 수 없기에 인도방랑기라는 한인 식당 민박집에 잠시 맡기기 위해서
땀 뻘뻘 자전거 들쳐메고 혼잡한 파하르간지를 헤메이다 어렵게 찾은 인도방랑기는 골목 구석에 그것도...3층 꼭대기 층.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먹어보는 한식 김치 찌게
짐정리하는데 땀이 줄줄 멈추질 않는다. 이 더위에 델리 관광은  도저히 불가능한 듯 싶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쇠며 최대한 열차 출발하기 전까지 버티기
자전거 여행 용품을 내려 놓으니, 정말 가볍고 여유롭다.

 

Northern Railway 에 도착,
열차 출발 시각이 다 되었는데도. 내가 타야 할 열차가 도착하지 않는다.
또 연착하는 것인가? 
플랫폼에 다른 열차가 출발하지 않고 있기에 역무원에게 물어 보니 
아그라행 아니라고 해서 마냥 마음 졸이며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래도 좀 이상해서 다른 직원에게 물어보니 아그라행이란다.
역시 인도에서는 무조건 의심스러우면 두세번씩 확인하고 또 확인하자.

좌석티켓인줄 알았으나 침대라서  잠시라도 편안히 누워서 아그라까지 
주는 간식  잘 먹어주시고..
역시 인도 여행은 기차가 제일인 듯 싶다.

 

델리에서 4시에 출발한 기차는 6시 좀 넘어 해 질녁  아그라 도착....
아...
숨이 턱 막힌다.
세상에...
괜히 왔나 싶다.

저녁인데도 40도 육박한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데도 땀이 난다.

 

딱히 정해진 숙소 없고, 
일단 아그라의 유명한 유적인 아그라 포트로 
50루피에 툭툭 앞자리 끼워타기...나름 재미있다.
뭐, 아그라 포트 보러 온게 아니니 그냥 겉에서 한 번 쓰윽 지나쳐 주기

 

그 다음 사람 없는 고요한 타지마할의 석양에 비친 북면을 찍고 싶어서 타지마할 강 건너편으로 80루피에 또 툭툭타고 가기
하지만  너무 늦어 버렸다.
나는 늦어서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지만, 
누군가 타지마할을 관람하기 위해 아그라를 온다면 강 건너편에서의 조망을 추천하고 싶다.

 

다시 삥 돌아서 타지마할 쪽으로.
정해진 숙소가 없기에 그냥 호객꾼이 이끄는대로 가는데,
유명한 관광지라서 인지, 시설에 비해 숙박비가 좀 세다...
그냥 왠지 끌려 들어간 Joey's hostel
수맗은 젊은 배낭여행족들과 세계 여행 중인 한국 청년까지
6인 도미토리인데도 400루피면 좀 비싸기는 하지만 어쩔.
이 또한 추억이리라.
저녁 먹으러 밖에 잠시 나왔는데...완전 헬이다.
밥 기다리는데 땀이 줄줄 흐른다. 밥이고 뭐고 빨리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가고 싶다.
살인적인 더위에 정신없이 배 채우고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와 샤워하고 누우니 세상 이런 천국이 없다.
밖은 40도 육박한데 게스트하우스는 17도...ㅎㅎㅎ

 

이하 흔하디 흔한 새벽 5시에 일어나 관람한 타지마할...
새벽 5시인데도 덥다.
사람들도 많다. 역시나 참 대단한 인도다

 

딱 타지마할만 2시간 정도 보고 숙소에 들어와 부족한 참 채우고.
델리행 마지막 기차시간까지 시원한 까페에서 독일커플과 수다나 떨고 아무것도 안하기로..
도저히 관광 불가한 날씨다.

 

 

나를 위한 마지막 호사인 인도기차에서 제일 비싼 퍼스트클래스
완전히 나 혼자 독차지

 

기차가 40분 넘게 연착되는 바람에 저녁 먹고 출국비행시각까지 공항에 도착하기에는 빠듯하다.
델리에 좀 일찍 도착하면, 근사하게 고급식당에서 여행을 마무리 하고 싶었는데...못내 아쉽다.
역시나 한시도 긴장을 놓치면 안되는 스펙타클한 인도다
이제 마지막 미션 
이 혼잡한 파하르 간지 빠져나가기

어여튼 뭐든지 지연되는게 다반사인 인도
나는 저녁도 제대로 못 먹고 공항에 일찍 도착하여 체크인 했는데...
40분 지연
밤 11시 5분 출발예정이던 비행기는 11시 45분에야 꿈틀거리더니 12시 5분에야 애증의 인도를 남겨두고 날아오른다.

굿바이 인도...
언제 다시 올 날이 있을지...

 


이렇게 파란만장했던 인도 라다크 자전거 여행은 무사히 종...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